삼국지와 관련한 만두 이야기를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만두의 역사에 이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만두 특징에 대해서도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만두는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많은 음식이기도 합니다. 막 익혀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만두를 한입 베어 물면 만두 속에 있는 육즙과 같은 수분이 같이 터지면서 와 맛있다 싶었던 경험들이 누구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런 만두들이 각 나라에서는 어떤 식으로 발전되었으며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즐기는지 등과 같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만두
먼저 우리나라에서의 만두에 대해 간략히 소개드리겠습니다. 만두 가게는 길거리를 가도 하나쯤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친숙하고 인기있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냉동식품으로 마트에서 흔히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식품입니다. 또 만두는 중국집에서 그럴싸한 한국식 만두를 먹어 볼 수 도 있고, 분식집에서 학창 시절을 추억하며 저렵하게 맛볼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만두는 지리적인 영향상 곧 설명드릴 중국의 만두 중 한 종류인 자오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모양은 자오쯔와 크게 다를 바는 없으나, 두부를 거의 대부분 넣는다는 점과 속재료가 다양하게 배합된다는 점, 그리고 당면과 김치가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는 점이 중국식 자오쯔와 크게 다른 점입니다. 한국에 만두가 전해진 시기는 대체로 몽고의 침입 때 몽고에 의해 전해졌다고 하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고려가요 '쌍화점' 또한 만두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쌍화점이라는 단어는 바로 고려시대의 소위 만두가게를 칭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상화(만두)'를 파는 가겟집의 회회 아비와의 염문을 다른 것이 바로 고려가요 쌍화점인 것이지요. 이는 고려시대에 이미 만두가 음식들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사실이랍니다.
중국에서의 만두 이야기
세계 각국의 만두를 소개하기 앞서 만두의 대표적인 나라 중국에서의 만두들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중국의 만두에는 크게 만터우(만두), 자오쯔(교자), 사오마이(소매), 춘쥐안(춘권)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수많은 종류의 만두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만터우는 한국식 독음으로 만두로 읽히지만, 한국의 만두와 차이가 있다면 만터우는 특이하게도 만두의 속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독특하지 않나요? 보통 만두하면 속이 가득 차 수분이 팡 터지는 그런 음식을 상상하기 마련인데 말입니다. 만터우는 두꺼운 밀가루 반죽을 우선 길게 만든 다음 돌돌 말고 난 후 이것을 그대로 찐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만터우가 속이 없기 때문에 맛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그 밋밋함 덕분에 중국 북부 지역 사람들이 밥 대신 다른 요리들과 함께 주식으로 먹는 편으로 꽤나 인기가 있는 음식입니다. 다음으로 설명드릴 자오쯔는 우리가 흔히 아는 만두와 같은 모양입니다. 한국식 독음으로는 교자로 읽히기도 하며, 한국의 만두도 정확히는 여기에 속한답니다. 자오쯔는 얇은 만두피에 재료를 채워 만들곤 하는데, 여기서 만터우와의 차이점을 설명드려보자면, 만두피를 부풀리느냐 부풀리지 않느냐의 차이입니다. 자오쯔의 만두피는 부풀리지 않으며, 군만두를 제외한다면 매끄러운 식감을 가지며 속재료의 비율이 높아 만두의 맛에 상당 부분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다른 만두들에 비해 조리법도 상당히 다양한 편으로, 삶기도 하고 찌기도 하며 또한 굽거나 튀기기도 하여 조리를 합니다. 세 번째로는 사오마이는 굉장히 생소한 용어이실 수 있습니다. 사오마이는 자오쯔보다 얇은 계란 만두피로 재료를 감싸 만드는데, 크기가 다른 만두들보다 훨씬 작은 편에 속합니다. 사오롱바오 정도를 제외한다면 만두의 윗부분이 트여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속재료로 쓰기도 하지만, 해산물을 속재료로 넣은 쪽이 훨씬 유명합니다. 사오마이는 주로 중국의 남방지역에서 만들어 먹는데 대표적으로 유명한 곳은 홍콩에서 우리가 잘 아는 딤섬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딤섬이 익숙한 우리에게는 딤섬이라고 하니 아 이거구나 싶을 것입니다. 사오마이는 다른 만두들과는 다르게 주식보다는 주로 간식으로 먹습니다. 마지막으로 춘취안은 한국에서는 춘권이라고 불립니다. 춘취안은 전병 등의 껍질에 채소나 고기, 해산물과 같은 재료들을 싸서 먹는 요리인데 주로 굽거나 튀겨서 많이 드셔보셨을 것입니다. 이름에서 재미있는 유래를 하나 알려드리자면 춘권은 전통적으로 입춘에 먹었는데 '봄 춘', '말 권'을 쓴답니다. 즉 봄에 먹는 말이 음식이라는 뜻이죠. 과거 입춘에 봄 야채를 먹으며 봄을 축하하던 풍습에서 발전해 밀전병에 말아먹기 시작한 것이 춘권의 유래라고 합니다. 춘권은 각 지역과 국가별로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는데, 영어권에서는 egg roll이라는 춘권이 있으며, 한국에서도 강원도와 제주도 지역에서 메밀전병에 무, 감자, 고기 등을 넣고 먹는 춘권과 비슷한 형태의 향토 음식이 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만두 특징
일본에서는 철판에서 굽다가 물을 넣고 마지막에 수증기로 익히는 '야키교자'라는 일본식 군만두가 존재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매우 촉촉합니다. 재밌는 점은 일본에서의 반찬의 개념으로 밥과 함께 먹는 것을 즐긴다고 합니다. 그다음은 몽골에서의 만두를 소개드리겠습니다. 몽골에도 '보츠', '호쇼르'라는 이름으로 찐 만두, 군만두와 비슷한 형태의 요리가 존재합니다. 몽골에서는 보츠와 호쇼르가 손님이 올 때 내오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해에도 보츠가 복을 가지고 온다 하여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먹는다고 합니다.
중앙아시아에도 '만트'와 '삼사'로 불리는 만두요리가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만트'는 요거트와 곁들여 먹는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그리고 삼사는 페스츄리에 양고기를 넣어 먹는 음식인데 위에서 언급했던 고려시대의 만두가 마치 이와 비슷한 형태였을 것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리고 조지아에서는 '낀깔리'라는 이름의 요리가 있는데 흔히 보는 만두 중에 꼭지가 오똑하게 말린 만두와 흡사합니다. 낀깔리에서 꼭지는 손잡이가 되며 이를 한 입에 먹는 것이 아니라 꼭지를 제외한 부분을 베어 먹고 꼭지는 버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스웨덴에서의 만두는 어떨까요. 스웨덴에도 '피테팔트'라는 만두와 유사한 요리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피테팔트는 한 입에 먹는 것이 아니라 반으로 갈라 안에 있는 고기를 잼과 함께 먹고 나머지 만두피를 먹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이 만두를 먹는 스타일, 만두의 생김새도 다르다는 사실이 너무나 흥미롭습니다. 이처럼 밀가루 등 곡식을 반죽해 얇게 펴서 안에 야채나 고기를 넣어 먹는 형태의 음식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하나쯤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만두는 누구나 쉽게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고, 누구나 한 번쯤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만큼 친숙한 요리로, 이 글을 읽으시고 난 뒤에 만두를 먹는다면 만두 속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맛을 더 돋아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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